혼자 걷는 우산속의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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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걷는 우산속의 너.

장수남 0 1235
저자 : 장수남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2017.10.21     출판사 :
혼자 걷는 우산속의 너.


혼자 걷는 길.
가을비 내리는 늦가을. 오후
우산속의 너는 너무
쓸쓸하고 잔인하다.

행여나 누가
비 맞으며 혼자 걷고 있는지
긴 대교를 따라
그냥 뒤돌아보았다.
아무도 없었다.

어둠은 해를 삼키고
비는 조금씩 그칠 줄 모른다.
불빛이 다리 끝에서 가물가물
누굴 기다리고 있었다.
혹시 너는 아닐까.

변두리 초라한 가스등이
바퀴달린 판자위에
술판 깔고 젊음을 상실한 채
어느 여인의 눈빛이 살짝
좀. 쉬었다 가세요. 하는
허공이 손짓한다.

기다리는 사람은
먼 기억속의 그 사람뿐.
어디 있을까. 우산속의 너를
가을은 그냥 버려두지 않는다.
빈 가방 속엔 옛 여인의
그리움을 챙겨주고 한때는
눈물도 가득 채워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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