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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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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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솔길

김귀녀 0 1208
저자 : 김귀녀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2017     출판사 :
오솔길

김귀녀


짐승들만이 다니는 작은 길
낙엽을 밟습니다
바스락대며
토닥거리며 살았던 어제를 봅니다
더듬어보니 부끄러운 것뿐입니다
새순을 밀어낼 땐
희망이 있었습니다
연초록 꿈을 꾸며 지내는 시간
잎이 무성했던 시간
열매의 시간이 지나고
그 수고로움 끝에
오늘을 맞으며 생각하니 남는 건
부끄러움뿐입니다
분노와 다툼이 많았던 시간이었습니다
지나온 내 삶은 온통 부끄러움뿐입니다
오솔길을 걸으면 단풍처럼
붉어지는 내 얼굴이
툭툭 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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