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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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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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목

임백령 0 5822
저자 : 이영종     시집명 : 아라문학 가을호
출판(발표)연도 : 2017.09.25     출판사 : 아라문학
방복

배부른 티 하나 입지 않고
내 먼지 먹고 살아온 블라인드

바람 데워 목욕하고 지평선으로 기다려 왔구나

올리면 올리는 대로 내리면 내리는 대로
안팎을 새김질하고 있었구나

빛에 그늘을 타느라 줄을 놓지 못하는 여자야
블라인드는 눈멀었다는 뜻인 줄 아느냐
너를 가리느라 눈멀었느냐
나를 가려주느라 눈멀었느냐

자정 넘기고 돌아와
너를 올려 벗겼더니
미처 가릴 곳을 가리지 못한 달이
도망도 못가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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