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도, 수술대의 여인을 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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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도, 수술대의 여인을 범하다

오문경 1 6975
저자 : 오문경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2017     출판사 :
서도, 수술대의 여인을 범하다

                                                                    오문경






다가가면 갈수록 멀어지는 묵가(墨家)의 영혼(靈魂)


그대, 붕(鵬)이 되어
구만리 대공(大空)을 한번 힘차게 날아볼 텐가
한낱, 검은 술에 취해
추락하는 흑구(黑鳩)가 되려는가


마알간 피 흘리며 불타는
푸른 솔의 그을음을 받아먹고
파닥이는 은빛 물고기의 붉은 부레가 
곤죽으로 끓는 시간을 녹여
검푸른 청라(靑羅)의 한잔 술을 마신다


저 광야의 초원을 누비던
양 떼 울음소리 끌어안고
내, 순결(純潔)한 여인 앞에 서 있노라


먼, 먼 목숨의 시간을 돌아
핏빛 파도를 타고 온 속살 고운 여인
퍼어런 수술대 위, 반듯이 누워
내, 날 한 번에 깨어날 수도
영원히 잠들어버릴 수도 있는
절체절명(絶體絶命)의 순간을 맞고 있다


오, 누가 붓날을 함부로 휘두르는가


.
1 Comments
오문경 2017.10.24 06:29  
*참고로 송연먹은 솔의 그을음과 물고기의 부레에서 얻는 아교를 사용하여 만들어지며
화선지로는 예전엔 우리나라에서 양질의 화선지를 생산하였으나 지금은 대만에서 고급의 화선지를 수입하는 실정임. 서도란 지, 필, 묵을 바로 알고서 운필의 음양을 심획으로 세우는 고도의 정신예술.
제목 저자(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