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도, 수술대의 여인을 범하다
오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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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24 06:16
저자 : 오문경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2017
출판사 :
서도, 수술대의 여인을 범하다
오문경
다가가면 갈수록 멀어지는 묵가(墨家)의 영혼(靈魂)
그대, 붕(鵬)이 되어
구만리 대공(大空)을 한번 힘차게 날아볼 텐가
한낱, 검은 술에 취해
추락하는 흑구(黑鳩)가 되려는가
마알간 피 흘리며 불타는
푸른 솔의 그을음을 받아먹고
파닥이는 은빛 물고기의 붉은 부레가
곤죽으로 끓는 시간을 녹여
검푸른 청라(靑羅)의 한잔 술을 마신다
저 광야의 초원을 누비던
양 떼 울음소리 끌어안고
내, 순결(純潔)한 여인 앞에 서 있노라
먼, 먼 목숨의 시간을 돌아
핏빛 파도를 타고 온 속살 고운 여인
퍼어런 수술대 위, 반듯이 누워
내, 날 한 번에 깨어날 수도
영원히 잠들어버릴 수도 있는
절체절명(絶體絶命)의 순간을 맞고 있다
오, 누가 붓날을 함부로 휘두르는가
.
오문경
다가가면 갈수록 멀어지는 묵가(墨家)의 영혼(靈魂)
그대, 붕(鵬)이 되어
구만리 대공(大空)을 한번 힘차게 날아볼 텐가
한낱, 검은 술에 취해
추락하는 흑구(黑鳩)가 되려는가
마알간 피 흘리며 불타는
푸른 솔의 그을음을 받아먹고
파닥이는 은빛 물고기의 붉은 부레가
곤죽으로 끓는 시간을 녹여
검푸른 청라(靑羅)의 한잔 술을 마신다
저 광야의 초원을 누비던
양 떼 울음소리 끌어안고
내, 순결(純潔)한 여인 앞에 서 있노라
먼, 먼 목숨의 시간을 돌아
핏빛 파도를 타고 온 속살 고운 여인
퍼어런 수술대 위, 반듯이 누워
내, 날 한 번에 깨어날 수도
영원히 잠들어버릴 수도 있는
절체절명(絶體絶命)의 순간을 맞고 있다
오, 누가 붓날을 함부로 휘두르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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