껍데기의 외출
오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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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25 02:46
저자 : 오문경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2017
출판사 :
껍데기의 외출
오문경
.
호두 껍데기 삶은 물로 치석을 녹인다
마른 껍질도 약이 되어 한세상 녹이는데
선퇴(蟬退)*도 인간의 약이 되는데
종교의 껍질은 어디에다 쓸거나
불륜이 불륜을 맹하게 씹고
한 불륜이 더 큰 소리로 왕왕 울어대다
법조껍질은 불륜껍질을 싸게 밟고 차올라 신껍데길 쌓고
교육껍데기 허울껍데길 안고 품어 맹신자를 낳고
언론껍데기 신경변태를 낳고
정치껍데기 능구렁이를 낳고
허물이 허물을 캐어낼 때쯤
헛것이 헛것을 싸고도는 껍질공장
곡간 지나 생무덤 지나 패총 지나
우리가 내다버린 종말처리장 위,
쉼 없는 껍데기만 수북이 나리고
헌 신발 한 짝, 내 껍데기를 받아내고
.
*선퇴(蟬退): 매미가 변태할 때 벗은 허물.
성질이 차며 단맛이 나기 때문에 옛 부터 해열제로 사용되어 옴.
오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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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두 껍데기 삶은 물로 치석을 녹인다
마른 껍질도 약이 되어 한세상 녹이는데
선퇴(蟬退)*도 인간의 약이 되는데
종교의 껍질은 어디에다 쓸거나
불륜이 불륜을 맹하게 씹고
한 불륜이 더 큰 소리로 왕왕 울어대다
법조껍질은 불륜껍질을 싸게 밟고 차올라 신껍데길 쌓고
교육껍데기 허울껍데길 안고 품어 맹신자를 낳고
언론껍데기 신경변태를 낳고
정치껍데기 능구렁이를 낳고
허물이 허물을 캐어낼 때쯤
헛것이 헛것을 싸고도는 껍질공장
곡간 지나 생무덤 지나 패총 지나
우리가 내다버린 종말처리장 위,
쉼 없는 껍데기만 수북이 나리고
헌 신발 한 짝, 내 껍데기를 받아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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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퇴(蟬退): 매미가 변태할 때 벗은 허물.
성질이 차며 단맛이 나기 때문에 옛 부터 해열제로 사용되어 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