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리 강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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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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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리 강가에서

박가월 0 1336
저자 : 박가월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2006     출판사 :
신성리 강가에서

    박가월

아, 누구의 이별인가
허리가 구부러지는 사이에서 움직임만큼 갈대숲의 속삭임이 들려온다
맑은 하늘에 흰 구름 떠가는 가을 길을 따라 갈바람 쫓아 높은음 낮은음의 갈대숲 춤사위는 무도회를 연다
갈대의 장단은 바람결에 어깨동무 스크럼을 짜고 넘어갔다 일어서는 아우성으로 몸짓이 모여 은빛 나래를 편다
떨어지는 노을이 갈대숲에 금빛 옷을 입혔다
길손의 사연을 엿듣다 눈물 한방을 떨어트려 암혹의 장벽을 치는 마지막 노을의 향연이다
빛을 뿌려놓은 은나래 금나래의 노을은, 사내 마음을 흔들어 놓고 떠나는 여인처럼 잡지 못하는 아쉬움에 어둠이 내린다

아, 누구의 숨결인가
노을은 내일이면 다시 만날 수 있지만 낙화암의 여인들은 흩날리는 꽃잎처럼 올 수 없는 역사의 꽃으로 떨어졌다
백제의 위상을 펼치던 넓은 하구 갈대꽃은 누구의 이름을 빌어 이 자리에 서 있는가
아름다운 황금빛처럼 드리운 황혼이 그리움의 강물이 되어 흐른다
미지의 여인을 그리는 총각처럼 마음이 아련하다
살지 않은 시대의 숨결이 느껴져 마음은 애달프게 요동치는데
 말발굽 달리던 벌에 물새들이 비행하며 안식처로 깃들기에 더 없이 좋은 갈대숲의 풍광은 누구의 영혼인가
그 옛날 백제가 그립다
이 갈대숲을 서성이며 애잔한 불씨를 살리고 있다.


발표:『문학바탕』2006년 12월.
시집:『한 남자의 한달생활비내역보고(2011)』34p에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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