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건너온 새
곽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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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11 06:52
저자 : 곽상희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2017
출판사 :
바다 건너 온 새 - 뉴욕 아리랑
곽상희
바람 쓸쓸하여 파리 바켓트에서
센드위치와 그린 티 10불 7전
떠드는 중국인들 그리고 백인 몇
숲을 그려놓은 벽, 나는 숲속으로 들어간다
한걸음 한걸음 잣나무를 지나고
엉겅퀴 아래 고즈넉이 고개 들고
간들거리는 패랭이 꽃
패랭이 꽃 너머에는 컴컴한 겨울이다
겨울은 백설이 내리는 포근함
지평선 너머까지 희미한 연무, 고요하다
순간은 아찔하여 지나고
아, 기다렸다는 듯 초록색 산새 한마리
뚜루루 뚜루루, 내 점심 트레이에 날라 와 앉아 있네
눈 또렷 입에 물고 있는
물 젖은 가을 잎 한 장,
첫 행은 지워지고
‘.....추억은 아무리 먹어도 줄지 않아’
이상한 방언,
댓 나무 같이 꿈꾸고
들꽃같이 살라 내 귀청을 어루만지고
고개 갸우뚱 나를 보는
새눈에서 떨어지는
별, 노래하는 반짝 별
새는 언제까지 떠나지 않으려는 듯.
곽상희
바람 쓸쓸하여 파리 바켓트에서
센드위치와 그린 티 10불 7전
떠드는 중국인들 그리고 백인 몇
숲을 그려놓은 벽, 나는 숲속으로 들어간다
한걸음 한걸음 잣나무를 지나고
엉겅퀴 아래 고즈넉이 고개 들고
간들거리는 패랭이 꽃
패랭이 꽃 너머에는 컴컴한 겨울이다
겨울은 백설이 내리는 포근함
지평선 너머까지 희미한 연무, 고요하다
순간은 아찔하여 지나고
아, 기다렸다는 듯 초록색 산새 한마리
뚜루루 뚜루루, 내 점심 트레이에 날라 와 앉아 있네
눈 또렷 입에 물고 있는
물 젖은 가을 잎 한 장,
첫 행은 지워지고
‘.....추억은 아무리 먹어도 줄지 않아’
이상한 방언,
댓 나무 같이 꿈꾸고
들꽃같이 살라 내 귀청을 어루만지고
고개 갸우뚱 나를 보는
새눈에서 떨어지는
별, 노래하는 반짝 별
새는 언제까지 떠나지 않으려는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