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자도 뿔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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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자도 뿔소라

김용화 0 7471
저자 : 김용화     시집명 : 첫눈 내리는 날에 쓰는 편지
출판(발표)연도 : 2004     출판사 : 문학세계사
추자도 뿔소라를 안주 삼아 술을 마셨네

날카로운 뿔 곧추세우고
몸통 으깨져도 끝끝내
몸 열지 않는
추자도 뿔소라를 깨 먹으며 술을 마셨네

왜놈 되놈 쳐들어와도
차라리 목숨 끊을지언정 치마끈은 풀지 않았던
고추같이 맵찬 우리네
할머니의 할머니의 할머니들

옭매고 옭맨
고쟁이 속 순정이 피 토하는 밤
마주 앉은 순 토종
조선의 얼굴들을 번갈아 쳐다보며 술을 마셨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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