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정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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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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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정 앞에서

엄원용 0 7357
저자 : 엄원용     시집명 : 연하장
출판(발표)연도 : 2015     출판사 :
영정 앞에서


참으로 수고 많으셨습니다.

혼자 태어나서 걸음마에서부터
나그네 그 먼 길을 혼자서 걸어오셨습니다.

이 세상 살 때의 수고와 슬픔 모두 끝나고
이제 오라 하시니 또 가시는군요.

아들 손자 며느리 모두 놔두시고
또 혼자서 떠나가시는군요.

마지막 가로놓인 이승과 저승길
한 줄의 금 그어놓은 것을
한 발 슬쩍 넘으면
가게 된다는 것을 이제야 알았습니다.

혼자 타고가실 나룻배 하나 놓여 있습니다.

참 수고 많으셨습니다.
평안히 가십시오.
영정 앞에 꽃 한 송이 바치고 갑니다.


2012.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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