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
임백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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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23 19:49
저자 : 임백령
시집명 : 광화문-춧불집회기념시집
출판(발표)연도 : 2017.03.30
출판사 : 전북대학교출판문화원
첫눈
서울행 집회에 가는 길
한밭 넘어서 어쩌자고
눈발은 대책 없이 흩날리는가?
동학농민군 감발에 쌓이고
서울로 압송되는 전봉준
앞길을 후려치는 눈발
먹을 것 없는 집 마당에
떡가루로 내리붓는 눈처럼
어쩌자고 대책 없이
쏟아지는가? 수족관 유리벽
길거리 바닷고기들에게
첫눈이 비쳐 오듯이
(작년은 12월3일 KTX를 타고 서대전을 넘어설 때 첫눈을 만났다. 열차 안에서 바라본 눈발은 수평으로 280km 속도로 날아가고 있었다.
오늘은 아이들 수능 시험 지켜보다 창밖으로 퍼붓는 첫눈을 보았다. 왜 하필이면 이때 눈이 쏟아지지? 생각하며 같이 있는 사람에게 ‘첫눈 와요’라고 입모양으로 말을 해도 한동안 알아듣지 못한다. 지난해도 올해도 설렘 없이 첫눈이 내리는구나!
돌아오다 유기견이 있는 숲가에 가서 희끗희끗 덮여있는 땅을 찾아 셀카를 찍으며 ‘녹아가려는 마음아 셀레어라’며 몇 컷 담고 왔다.)
서울행 집회에 가는 길
한밭 넘어서 어쩌자고
눈발은 대책 없이 흩날리는가?
동학농민군 감발에 쌓이고
서울로 압송되는 전봉준
앞길을 후려치는 눈발
먹을 것 없는 집 마당에
떡가루로 내리붓는 눈처럼
어쩌자고 대책 없이
쏟아지는가? 수족관 유리벽
길거리 바닷고기들에게
첫눈이 비쳐 오듯이
(작년은 12월3일 KTX를 타고 서대전을 넘어설 때 첫눈을 만났다. 열차 안에서 바라본 눈발은 수평으로 280km 속도로 날아가고 있었다.
오늘은 아이들 수능 시험 지켜보다 창밖으로 퍼붓는 첫눈을 보았다. 왜 하필이면 이때 눈이 쏟아지지? 생각하며 같이 있는 사람에게 ‘첫눈 와요’라고 입모양으로 말을 해도 한동안 알아듣지 못한다. 지난해도 올해도 설렘 없이 첫눈이 내리는구나!
돌아오다 유기견이 있는 숲가에 가서 희끗희끗 덮여있는 땅을 찾아 셀카를 찍으며 ‘녹아가려는 마음아 셀레어라’며 몇 컷 담고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