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시
以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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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31 22:27
저자 : 최남균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2018.01.01
출판사 :
잎파랑이 전신을 감돌던
20대 청춘엔 해돋이의 의미가 불필요했다
그저 붉은 홍시쯤으로 알고 살았다
마지막 잎까지 다 지고
나목이 되어서야 감 하나만 매달이고
그 홍시의 나뭇가지를 비집고
말갛게 햇살은 나타났다
연감처럼 말랑한 50대가 되어서
홍시 같은 해를 보러 산마루에 올랐다
역시 저놈에 어린 햇살은
젖먹이 피부처럼 여전히 맑다
퇴색하는 건 홍시를 바라보는
눈길이고 산길이고 사람의 길이다
그 길을 저버리지 못하고
살아갈 이유는 아주 단순하다
저 홍시는 또 다른 시선과
또 다른 세대에도 가슴 뜨겁게
천년을 매달려있기 때문이리라
고향 집 사랑방 방 벼락을 부여잡고
감나무 가지에서 메마른 홍시가
그리워지는 60대엔
떨어진 감처럼 고아가 되어 나뒹굴겠지만
70대에도 여전히
잎파랑이 감도는 젊은 태양은
푸른 하늘에 굳게 매달려 있으리라
20대 청춘엔 해돋이의 의미가 불필요했다
그저 붉은 홍시쯤으로 알고 살았다
마지막 잎까지 다 지고
나목이 되어서야 감 하나만 매달이고
그 홍시의 나뭇가지를 비집고
말갛게 햇살은 나타났다
연감처럼 말랑한 50대가 되어서
홍시 같은 해를 보러 산마루에 올랐다
역시 저놈에 어린 햇살은
젖먹이 피부처럼 여전히 맑다
퇴색하는 건 홍시를 바라보는
눈길이고 산길이고 사람의 길이다
그 길을 저버리지 못하고
살아갈 이유는 아주 단순하다
저 홍시는 또 다른 시선과
또 다른 세대에도 가슴 뜨겁게
천년을 매달려있기 때문이리라
고향 집 사랑방 방 벼락을 부여잡고
감나무 가지에서 메마른 홍시가
그리워지는 60대엔
떨어진 감처럼 고아가 되어 나뒹굴겠지만
70대에도 여전히
잎파랑이 감도는 젊은 태양은
푸른 하늘에 굳게 매달려 있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