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향해 웃다
체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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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02 12:00
저자 : 이영균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2016년
출판사 :
하늘 향해 웃다
이영균
탈탈 털어서 다리를 신발과 함께 하늘에 걸어 말립니다
초지일관 매진하던 골방의 발이 이제야
햇빛을 보며 환히 웃습니다
차곡차곡 쌓여서 굳어진 시간
대학을 졸업한 지 벌써 오래여서
무릎이 굳은 민들레가 된 듯합니다
빌딩만 봐도 두근거리던 가슴
내 속을 헤집듯 달려들던 면접관들
그때마다 굳게 버텨봤지만
번번이 바깥으로 내팽개쳐지곤 했지요
다리가 후들거려 주저앉고도 싶었지만
그래도 그럴 수 없어
절여오는 오금으로 다시 달렸지요
깊이 파다 보면 깜깜해져 길이 사라진 듯
막막하기도 했지만, 고난 끝에
한 모금의 물을 만나면 그게 단비지요
빌딩에 제 의자가 생겼다는 기별
그것 말입니다
졸업 후 겪은 골방의 고립과 좌절들
쌓여 굳어버린 시간과 발과 신발을 빨아
탈탈 털어 하늘 높이 널어야겠습니다
취업, 이 사회 일원이란 게
새삼 기쁘게 느껴지는 날입니다
이영균
탈탈 털어서 다리를 신발과 함께 하늘에 걸어 말립니다
초지일관 매진하던 골방의 발이 이제야
햇빛을 보며 환히 웃습니다
차곡차곡 쌓여서 굳어진 시간
대학을 졸업한 지 벌써 오래여서
무릎이 굳은 민들레가 된 듯합니다
빌딩만 봐도 두근거리던 가슴
내 속을 헤집듯 달려들던 면접관들
그때마다 굳게 버텨봤지만
번번이 바깥으로 내팽개쳐지곤 했지요
다리가 후들거려 주저앉고도 싶었지만
그래도 그럴 수 없어
절여오는 오금으로 다시 달렸지요
깊이 파다 보면 깜깜해져 길이 사라진 듯
막막하기도 했지만, 고난 끝에
한 모금의 물을 만나면 그게 단비지요
빌딩에 제 의자가 생겼다는 기별
그것 말입니다
졸업 후 겪은 골방의 고립과 좌절들
쌓여 굳어버린 시간과 발과 신발을 빨아
탈탈 털어 하늘 높이 널어야겠습니다
취업, 이 사회 일원이란 게
새삼 기쁘게 느껴지는 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