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흔들리는 초하루

홈 > 시 백과 > 시인의 시
시인의 시
 
* 특정 종교나 정치.사상, 이념에 치우친 작품과 다수 회원이 삭제를 요청하는 글은 양해없이 삭제되거나 개인게시판으로 옮겨집니다.
* 저자난에는 이름만 사용해야 하며, 별명이나 아호 등을 사용해 등록자 이름과 저자(시인)의 이름이 달라지면 검색이 되지 않습니다.
* 모두를 위하여 한 번에 많은 작품을 연속해서 올리는 것은 지양하시길 부탁드립니다.
* 목록의 등록자 이름에 마우스를 놓고 클릭하시면 해당 등록자가 올린 작품을 한번에 조회할 수 있습니다. 
* 검색시에는 리스트 하단 <다음검색>버튼으로 나머지 검색 결과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시간이 흔들리는 초하루

곽상희 0 1492
저자 : 곽상희     시집명 : 시간이 흔들리는 초하루
출판(발표)연도 : 1. 1. 2018     출판사 :
시간이 흔들리는 초하루
                                        곽상희



초하루다 정말 초하루다, 생각과 느낌이
낯설어 어정쩡한 첫날, 나는 빈종이 위에
점 하나 흘린다
시작도 없고 끝이 보이지 않는
점 하나
점 하나 흘리듯 찍어놓고 아득한 안개 속을
헤매는 작디작은 벌레 같은 발가락을 옴짝 한다


아득하게 아득히 사막과 사막을 잇대어 온
시간의 허공과 허변
반짝이는 별 보며 걸어 온
밤과 낮 그리고 아침과 저녁, 나는 무엇이었을까


나는 무엇을 꿈꾸며 살아왔을까


산과 산을 잇댄 허공이 없었드라면, 들과 강변
바다가 수편선이 없었드라면, 사막도 없었으리
사막을 뚜벅 뚜벅 걸어 온 낙타의 쇠갈구리 둥그런
질긴 발굽도 없었으리


푸르게 푸르게 그리움 타는 별의 반짝임 몸져 타던
어머니가 주워주던 별 같은 돌멩이 하나
내 젊은 때의 꿈, 베르랜느 말라르메 레인 보 보들레르 헤르만 헤세
로랑과 함께 혼잡스럽게 비틀거리던 종로 3가
오늘 같은 눈 오는 날 찻집에 앉아 혼자 먹던 팥죽의 따뜻하던 낭만
고독 슬픔 꿈 또다시 낭만 그리고 꿈 그리고 막연한 그리움


그때 내 시간은 앞으로도 옆으로도 무거웠다
지금, 황혼이 자투리로 남은 뉴욕의 3층 방
아직 꿈이 있고 고독이 있고 슬픔이 있고
그리움이 있고 있고
그대가 느닷없이 달려오는 요령소리가


저어기 산진달래처럼 피고 피고....
0 Comments
제목 저자(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