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흔들리는 초하루
곽상희
0
1492
2018.01.04 08:18
저자 : 곽상희
시집명 : 시간이 흔들리는 초하루
출판(발표)연도 : 1. 1. 2018
출판사 :
시간이 흔들리는 초하루
곽상희
초하루다 정말 초하루다, 생각과 느낌이
낯설어 어정쩡한 첫날, 나는 빈종이 위에
점 하나 흘린다
시작도 없고 끝이 보이지 않는
점 하나
점 하나 흘리듯 찍어놓고 아득한 안개 속을
헤매는 작디작은 벌레 같은 발가락을 옴짝 한다
아득하게 아득히 사막과 사막을 잇대어 온
시간의 허공과 허변
반짝이는 별 보며 걸어 온
밤과 낮 그리고 아침과 저녁, 나는 무엇이었을까
나는 무엇을 꿈꾸며 살아왔을까
산과 산을 잇댄 허공이 없었드라면, 들과 강변
바다가 수편선이 없었드라면, 사막도 없었으리
사막을 뚜벅 뚜벅 걸어 온 낙타의 쇠갈구리 둥그런
질긴 발굽도 없었으리
푸르게 푸르게 그리움 타는 별의 반짝임 몸져 타던
어머니가 주워주던 별 같은 돌멩이 하나
내 젊은 때의 꿈, 베르랜느 말라르메 레인 보 보들레르 헤르만 헤세
로랑과 함께 혼잡스럽게 비틀거리던 종로 3가
오늘 같은 눈 오는 날 찻집에 앉아 혼자 먹던 팥죽의 따뜻하던 낭만
고독 슬픔 꿈 또다시 낭만 그리고 꿈 그리고 막연한 그리움
그때 내 시간은 앞으로도 옆으로도 무거웠다
지금, 황혼이 자투리로 남은 뉴욕의 3층 방
아직 꿈이 있고 고독이 있고 슬픔이 있고
그리움이 있고 있고
그대가 느닷없이 달려오는 요령소리가
저어기 산진달래처럼 피고 피고....
곽상희
초하루다 정말 초하루다, 생각과 느낌이
낯설어 어정쩡한 첫날, 나는 빈종이 위에
점 하나 흘린다
시작도 없고 끝이 보이지 않는
점 하나
점 하나 흘리듯 찍어놓고 아득한 안개 속을
헤매는 작디작은 벌레 같은 발가락을 옴짝 한다
아득하게 아득히 사막과 사막을 잇대어 온
시간의 허공과 허변
반짝이는 별 보며 걸어 온
밤과 낮 그리고 아침과 저녁, 나는 무엇이었을까
나는 무엇을 꿈꾸며 살아왔을까
산과 산을 잇댄 허공이 없었드라면, 들과 강변
바다가 수편선이 없었드라면, 사막도 없었으리
사막을 뚜벅 뚜벅 걸어 온 낙타의 쇠갈구리 둥그런
질긴 발굽도 없었으리
푸르게 푸르게 그리움 타는 별의 반짝임 몸져 타던
어머니가 주워주던 별 같은 돌멩이 하나
내 젊은 때의 꿈, 베르랜느 말라르메 레인 보 보들레르 헤르만 헤세
로랑과 함께 혼잡스럽게 비틀거리던 종로 3가
오늘 같은 눈 오는 날 찻집에 앉아 혼자 먹던 팥죽의 따뜻하던 낭만
고독 슬픔 꿈 또다시 낭만 그리고 꿈 그리고 막연한 그리움
그때 내 시간은 앞으로도 옆으로도 무거웠다
지금, 황혼이 자투리로 남은 뉴욕의 3층 방
아직 꿈이 있고 고독이 있고 슬픔이 있고
그리움이 있고 있고
그대가 느닷없이 달려오는 요령소리가
저어기 산진달래처럼 피고 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