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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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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스리 0 1018
저자 : 이영균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2016년     출판사 :

 
이영균
 
밤에 눈을 감으면 잠이 나래를 펴지
잠은 잠든 듯 잠든 게 아니어서
어둠의 빗장을 풀고 밤새 잠 속으로
먼 여행을 시작하지
 
잠은 여러 세상이 겹쳐져 있어
여러 번 가 봐도 한 번도 같지 않아
잠을 찢고 또 찢어도 그 끝엔
다다를 수 없지
 
은하수를 해며 별자리를 밟고 온
장르 겹겹을 기억하면서 잠의 끝을 찾아가네
뒤척이며 날갯짓을 하면서
점점 깊은 그 끝을 향해
 
소진될 연료도 끊어질 레일도 없는
오직 잠으로만 이어진
혹 색다른 장르인 듯 남의 잠에 휘말리면
그건 손에 잡히는 선잠이지
 
잠 바깥은 또 다른 환한 잠
생각해야 하고 눈을 뜨고 걸어야 하는
쾌락과 고통의 잠인 깨어남이어서
그 끝 묘연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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