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원동을 읊다
체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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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12 08:39
저자 : 이영균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2016년
출판사 :
낙원동을 읊다
이영균
낙원동 악기점 끼고돌던 발길
탑골공원 담장 아래 멈칫
경전인 듯 어르신 일어선 자리
세월 부스러기 한 움큼
참새 무리 종 종 종
받아 적으며 독경 짹 짹 짹
골목 안 국밥집 아줌마
인심 부스러기 한 움큼 더 화들짝
오가던 구두코도 그 경서에 독서삼매경
때맞춰 지나는 아이들도
경문 한 구절씩 깔 깔 깔
순간 구한말이 펼쳐지고
문물(文物) 깊은 낙원이 된다
낙원동 지나가는 얼굴마다 풍류 없는 이 없고
참새 무리 공부 다 하고 물러가고
어르신도 다 돌아가고 나면
휘황한 불빛 아래 노천서원 서서히 닫히는데
그 하찮은 참새를 보며 난 배움이 부족한 자요
털어도 부스러기는커녕 부서질까 두려운 자요
또 한 잔 술에 구한말을 삼키며
만세 결의 탑골공원 읊다가
큰대자로 누워 낙원동이 될 자로세
이영균
낙원동 악기점 끼고돌던 발길
탑골공원 담장 아래 멈칫
경전인 듯 어르신 일어선 자리
세월 부스러기 한 움큼
참새 무리 종 종 종
받아 적으며 독경 짹 짹 짹
골목 안 국밥집 아줌마
인심 부스러기 한 움큼 더 화들짝
오가던 구두코도 그 경서에 독서삼매경
때맞춰 지나는 아이들도
경문 한 구절씩 깔 깔 깔
순간 구한말이 펼쳐지고
문물(文物) 깊은 낙원이 된다
낙원동 지나가는 얼굴마다 풍류 없는 이 없고
참새 무리 공부 다 하고 물러가고
어르신도 다 돌아가고 나면
휘황한 불빛 아래 노천서원 서서히 닫히는데
그 하찮은 참새를 보며 난 배움이 부족한 자요
털어도 부스러기는커녕 부서질까 두려운 자요
또 한 잔 술에 구한말을 삼키며
만세 결의 탑골공원 읊다가
큰대자로 누워 낙원동이 될 자로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