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류
체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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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19 06:43
저자 : 이영균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2016년
출판사 :
석류
이영균
그가 걸어온 길은 파란만장했다
열 번째야 눈을 감을 것이다
어떤 생은 삼 개월 만에 끝이 났고
또 다른 생은 30년도 더 살았다
언제나 청춘이었는데
언제 다 타버려 재가 되었는지
그의 관 뚜껑을 열자 똑같은 방이 여럿 보인다
탱글탱글 상큼해 보였다
하나를 열어보자 화염 연기 속에서 그가 쓰러진다
그다음을 열어보자 새색시와 함께 꽃마차와 연탄 리어카가 보였다
또 다음은 단독주택을 장만하던 날 금연을 강요당했다
또 직장생활을 청산하고 가내수공 공장을 차렸다
공단 내에 용지를 마련하고 회사를 건립했다
고층아파트로 이사했다
자녀를 출가시켰다
그리고 마지막 방에는 그의 미래가 잠들어 있었다
그의 파란만장한 생이 실로 장대하다
한 여인이 지나간다. 여인의
볼록한 옷깃 속 선홍의 생 하나 불 밝다
이영균
그가 걸어온 길은 파란만장했다
열 번째야 눈을 감을 것이다
어떤 생은 삼 개월 만에 끝이 났고
또 다른 생은 30년도 더 살았다
언제나 청춘이었는데
언제 다 타버려 재가 되었는지
그의 관 뚜껑을 열자 똑같은 방이 여럿 보인다
탱글탱글 상큼해 보였다
하나를 열어보자 화염 연기 속에서 그가 쓰러진다
그다음을 열어보자 새색시와 함께 꽃마차와 연탄 리어카가 보였다
또 다음은 단독주택을 장만하던 날 금연을 강요당했다
또 직장생활을 청산하고 가내수공 공장을 차렸다
공단 내에 용지를 마련하고 회사를 건립했다
고층아파트로 이사했다
자녀를 출가시켰다
그리고 마지막 방에는 그의 미래가 잠들어 있었다
그의 파란만장한 생이 실로 장대하다
한 여인이 지나간다. 여인의
볼록한 옷깃 속 선홍의 생 하나 불 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