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략(謀略)의 끝에서
체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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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19 06:46
저자 : 이영균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2016년
출판사 :
모략(謀略)의 끝에서
이영균
한 권의 고서가 생을 묻듯
또 저묾이 붉다
엮음 그 치열했음이
고작 저리 부서짐인 것을
바람조차 아랑곳하지 않는 황혼
이미 마루에 부서져 버려
점령해 오는 땅거미
귀하면 다시 업적으로 일어날 것이나
밤이 너무 깊어 재만 검다
겉표지가 근엄하여 채 읽지 못한 것들
가볍지 않아 들춰 보지 못한 것들
밤이슬에 촉촉하여 입술을 열면
버려진 듯 붉게 되살아나는
창(窓)의 천기누설
붉게 사라졌기에 붉게 차오르는
끊어졌던 연결고리
정적 깨며 이어지는
가늘면 가는 대로 굵으면 굵은 대로
황혼을 모르는 고서의 무덤 위
새순으로만 읽히는 순간
다 드러날 그 끝
* 모략; 사실을 왜곡하거나, 속임수로 남을 해롭게 함
* 나는 한 생에 동안 타에 알게 모르게
얼마나 먾은 해를 입혔을까 생각해 본다.
이영균
한 권의 고서가 생을 묻듯
또 저묾이 붉다
엮음 그 치열했음이
고작 저리 부서짐인 것을
바람조차 아랑곳하지 않는 황혼
이미 마루에 부서져 버려
점령해 오는 땅거미
귀하면 다시 업적으로 일어날 것이나
밤이 너무 깊어 재만 검다
겉표지가 근엄하여 채 읽지 못한 것들
가볍지 않아 들춰 보지 못한 것들
밤이슬에 촉촉하여 입술을 열면
버려진 듯 붉게 되살아나는
창(窓)의 천기누설
붉게 사라졌기에 붉게 차오르는
끊어졌던 연결고리
정적 깨며 이어지는
가늘면 가는 대로 굵으면 굵은 대로
황혼을 모르는 고서의 무덤 위
새순으로만 읽히는 순간
다 드러날 그 끝
* 모략; 사실을 왜곡하거나, 속임수로 남을 해롭게 함
* 나는 한 생에 동안 타에 알게 모르게
얼마나 먾은 해를 입혔을까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