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중 하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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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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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중 하강

백원기 0 797
저자 : 백원기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2018.1.20     출판사 :
수중 하강/鞍山백원기

희미한 세월이 되었어도
또렷한 기억의 그때는 남아 있다
유격훈련의 꽃이요 백미인
마지막 코스 수중하강
거기는 화순 동복 유격훈련장

올빼미 번호 순서대로
하강대 의자 위에 올라섰다
이월의 동복호는 쌀쌀맞기만 한데
인정 없는 조교가 하강을 재촉하면
공포감과 싸우다 내뱉고 만다

0번 올빼미 하강 준비 끝!
하강!
하강!
울려 퍼지는 복창 소리

까마득한 데서 백이십 미터의 밧줄을 타고
활차는 팔십 킬로 속도로 내달리기 시작한다
낙하지점 조교가 적색 기를 들고 호각을 분다
손과 발을 들어 유선형이 되어 물속에 빠지고
군복을 입은 채 전투 수영으로
야전 천막 모닥불을 향해 천천히 헤엄쳐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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