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와 사이
체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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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21 09:30
저자 : 이영균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2016년
출판사 :
사이와 사이
이영균
설산에 오르다 칠 부 능선쯤에서
그래 그 산의 허벅지에서 미끄러져
골짜기로 끌려들었어
사방이 흰데 어디가 어디인지
물소리가 들렸어
노루 발자국을 길라잡이로 따라갔지. 그건
그 겨울 얼음장 녹이는 소리였어
언젠가 어머니의 품에서
언 몸을 녹이던 일이 떠올랐어
한없이 솟아오르던 따사로움
그 작은 몸 어디에서 그토록 이나
하지만 난 알 수 있었지
동네 어귀에 있는 우물 겨울에 더 따뜻하다는 걸
할머니의 할머니가 한겨울에 빨래하셨을 정도로
우물의 깊이 보다 모정의 깊이가 더 깊어
더 따뜻하다는 걸
웃풍 센 방에서 제일 따뜻한 곳은
더 볼 것 없이 마누라 품이지
아이가 생겼을 땐 결국 아이 차지가 되고 말았지만
허벅지와 허벅지 사이 흘러내린 곳
말(馬) 피해 말(言) 모며 정 나누던 곳
정 깊은 피아골 선술집
* 간격과 관계
이영균
설산에 오르다 칠 부 능선쯤에서
그래 그 산의 허벅지에서 미끄러져
골짜기로 끌려들었어
사방이 흰데 어디가 어디인지
물소리가 들렸어
노루 발자국을 길라잡이로 따라갔지. 그건
그 겨울 얼음장 녹이는 소리였어
언젠가 어머니의 품에서
언 몸을 녹이던 일이 떠올랐어
한없이 솟아오르던 따사로움
그 작은 몸 어디에서 그토록 이나
하지만 난 알 수 있었지
동네 어귀에 있는 우물 겨울에 더 따뜻하다는 걸
할머니의 할머니가 한겨울에 빨래하셨을 정도로
우물의 깊이 보다 모정의 깊이가 더 깊어
더 따뜻하다는 걸
웃풍 센 방에서 제일 따뜻한 곳은
더 볼 것 없이 마누라 품이지
아이가 생겼을 땐 결국 아이 차지가 되고 말았지만
허벅지와 허벅지 사이 흘러내린 곳
말(馬) 피해 말(言) 모며 정 나누던 곳
정 깊은 피아골 선술집
* 간격과 관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