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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변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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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봄에     날짜 : 18-02-14 16:21     조회 : 880    
    · : 나의 변론
    · 저자(시인) : 강민경
    · 시집명 :
    · 출판연도(발표연도) : 2014
    · 출판사명 :
나의 변론/강민경


 어쩐 일인지
 햇빛 아래 어깨 늘어뜨린
 나뭇잎들 꼼짝도 않는다
 나무그늘 아래 서 있는
 나도, 옷섶 펄럭여 바람을 부추겨 보는데
 바람은 어디서 땡 치는 중인지
 숨소리 헉헉대는 나뭇잎
 자기들도 기다리는 중이라며
 변명을 늘린다
,
 바람이 꼼짝 않고 있어서라고 하는
 나뭇잎과,
 나뭇잎이 불러 주지 않아
 저 혼자서는 어찌할 수 없어서라고
 팽팽히 맞서는 바람의 변론을
 참다못한
 내가 먼저 옷섶을 풀려 하자

 미안했는지 다급했는지
 제 본색 드러내는 바람
 어디서 엿듣고 달려왔을까

 순식간에 나뭇잎 감고 돌다가
 나를 다독이는 선심
 열리다 만 내 옷섶 풀었다 닫았다
 상냥한 호들갑이라니
 내 어찌 더 저들과 변론을 펼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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