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석을 벗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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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석을 벗다

체스리 0 3632
저자 : 이영균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2016년     출판사 :
화석을 벗다
 - 불행을 극복하신 샬롬의 집 원장님께 -
 
이영균
 
 
당신을 수호하던 천사가 타락하여
당신을 아사 갈 때 이미 화석이 될 것이란 걸
당신은 알고 있었나요
 
신이 당신을 화석으로 만들 때
당신은 수천 길 협곡에 굳어진 바위였습니다
 
어머니의 간곡한 눈물이 당신을 녹일 때
되살아나는 당신을 봤습니다
 
절망 속에서 일어서는 의지
기대할 수 없었지만, 당신은 차츰 화석을 벗고
몸과 마음은 불편해도 당당해졌습니다
 
유년의 당신은 어느덧 오십이 되었습니다
당신이 다시 우뚝 서기까지 두렵진 않았나요
망쳐버린 생이 원망스럽진 않았나요
화석이 되었을 때 어떻게 견디었나요
 
그 까닭을 모르는 나는 오늘도
외팔이 야구 감독인 당신을 우러러 봅니다
 
역경을 딛고 타락 천사를 물리친 그 거룩함을
키가 작아도 저들을 감싸 안는
그늘 커다란 당신에게서 읽습니다
 
지옥을 천국으로 바꾼 당신
당신은 불편한 몸으로
나약한 저들에게 역경을 벗어날 수 있도록
끊임없이 용기를 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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