찹쌀떡 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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찹쌀떡 사요

박인걸 0 1605
저자 : 박인걸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2018.2.20     출판사 :
찹쌀떡 사요.

눈이 녹아 비로 내리는 밤에
빌라 골목 어디선가
‘메밀 묵 찹쌀떡’을 외치는
남자의 목소리가 서글프다.

자정으로 가는 이 시간에
지척거리는 발걸음으로
팔리지 않는 떡 그릇을 메고
몇 번째 마을을 돌고 있다.

스마트폰 한 통화로
안방까지 배달되는
편리하고 손쉬운 시대에
누가 저 소리에 귀를 기울일까

어떤 사연이 있어서
몇 푼 생활비를 충당하려
어둔 밤길에 찬비를 맞으며
애타게 외치며 걷고 있겠지

따뜻한 이불 속에서
편안한 잠을 청하던 차에
배고파 잠 못 이루던 옛 기억에
마음이 많이 괴롭다.
2018.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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