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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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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김종원 0 2535
저자 : 이숙희     시집명 : 옥수수밭 옆집
출판(발표)연도 : 2015년     출판사 : 시와 소금
일상/ 이숙희시인


소소한 하루는
맨발로 눈밭을 걷는 것과 같다
빨간 신호등에 길을 건너고
기도 시간에 노래 부르고
편의점에서 사탕을 들고 나온다
아들의 입술을 잡아당기고
뒷덜미를 잡고
기다림 침묵 허락을 가르치며
두리번거리고 미안해하고 눈치를 본다
날마다 아들을 그르다 말하고
탓하는 사이
서울 광화문에 촛불이 켜지기 시작했다
우리들 일상이 흐트러지고 있었다
맨발로 다시 눈밭을 걷는다
들어가서 쉴 집은 보이지 않는다
발등과 코끝에 붉은 빛이 돋기 시작해도
멈출 수가 없다
순리대로 돌아가는 일상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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