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그녀가 되살아 오네

홈 > 시 백과 > 시인의 시
시인의 시
 
* 특정 종교나 정치.사상, 이념에 치우친 작품과 다수 회원이 삭제를 요청하는 글은 양해없이 삭제되거나 개인게시판으로 옮겨집니다.
* 저자난에는 이름만 사용해야 하며, 별명이나 아호 등을 사용해 등록자 이름과 저자(시인)의 이름이 달라지면 검색이 되지 않습니다.
* 모두를 위하여 한 번에 많은 작품을 연속해서 올리는 것은 지양하시길 부탁드립니다.
* 목록의 등록자 이름에 마우스를 놓고 클릭하시면 해당 등록자가 올린 작품을 한번에 조회할 수 있습니다. 
* 검색시에는 리스트 하단 <다음검색>버튼으로 나머지 검색 결과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가을, 그녀가 되살아 오네

체스리 0 1973
저자 : 이영균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2016년     출판사 :
가을, 그녀가 되살아 오네
 
이영균
 
 
장미가 지고도 붉던 입술인 듯
불같던 그녀가 여름 주저앉듯 시들었다
 
아무에게도 들키지 않으려 했던 걸까?
잎 무성하게 피워내야만 했을 가느다란 몸
억지로 억센 듯
목줄에 술잔 사각거리든 안간힘
눈을 감으면 가을 바람결엔
풋풋한 그녀 냄새가 난다
얼핏 소독의 흔적인 듯 드리우는
푸른 그늘
 
언제부터 잎끝이 말라가고 있었을까?
다소곳이 줄어만 가든 말 수
주점 불빛 아래 가늘게 피어오르든
좌절의 억센 꽃가루들
그 저녁보다 한 키쯤 더 취해서
한 뼘 더 늘어지던 수다
애써 태연해 하던 그 눈빛은
지고 있다는 애원이었다
 
목덜미 쥐었다 놓았다 하는 생의 그늘
그녀의 가느다란 목 조여오고 있었음인데
우린 아무도 몰랐다
병상에서 한동안 미동도 없던 그녀가
한 잎씩 줄기에 생기 다시
피워내고 있음을
바스러져 가던 잎들에 핏물이 돌아
붉게 성숙한 가을빛 띄움을
0 Comments
제목 저자(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