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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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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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길

체스리 0 1302
저자 : 이영균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2016년     출판사 :
물길
- DNA -
 
이영균
 
 
아무것도 모르기에 겉만 산 같은 저들
저들의 멍한 눈 속에 들어앉은 나
할머니가 자손을 낳았다부터 말할까
내 눈 속에서 귀를 잔뜩 키우며 기다리는 저들
머릿속의 어른들이 조바심을 내시며
입술로 나와 한 분씩 혀를 미신다
 
거룩히 모습을 드러내시며
말에 따라 나오신 귀가 큰 어른들
말에서 내려 내 눈 속에서 저들의 큰 귀를 꺼내
말을 집어넣으시고는 돌아오신다
 
당신의 무릎에 나를 앉히시고
어른들의 말씀을 내 속에 넣으시려
그 많은 어른의 말씀을
어린 내 큰 귀에 몰아넣으시던
귀가 커다란 아버지
 
뜻을 모르고는 아이들을 가르칠 수도
키울 수도 없다며
나의 말로 달려오시는 귀가 큰 어른들
저들의 큰 귀속에 머물게 해야만 한다
여전히 머릿속에 건재하신
귀가 큰 어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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