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으로 깁다
체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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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14 11:04
저자 : 이영균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2016년
출판사 :
빛으로 깁다
이영균
간간이 잰 발길 몇만
분주히 오가는 새벽 전철역
머리만 기대면 안방이 되는 아직도 잠 깊은 전동차
사정없이 지하 선로 위를 내달린다
어깨 움츠린 잠들 그때마다 쓰러질 듯
앞으로 쏠리다가 제자리를 잡곤 한다
한참을 달리자 황급히 다가와
전동차를 쓸어안는 바깥
빛에 형체가 흩어지고 전동차에서 걸어 나온
저 몇 도심의 한 부분들 제 영역으로 빨려간다
밖의 눈부심에 하루를 빛 따라 살
해바라기 되어 시곗바늘 따라 도는 부분들
그들은 도심 어디쯤에선가 제각기
제자리에 잘 끼워진 톱니가 된다
특보가 TV 화면을 깨며 두드러진다
5.8 강진에 땅의 톱니가 어긋나
지구의 뼈 탄내가 난다
그래도 제 틀 찾아 자전하는 톱니들
그들의 노동이 지층의 상처(를)
깁는다
이영균
간간이 잰 발길 몇만
분주히 오가는 새벽 전철역
머리만 기대면 안방이 되는 아직도 잠 깊은 전동차
사정없이 지하 선로 위를 내달린다
어깨 움츠린 잠들 그때마다 쓰러질 듯
앞으로 쏠리다가 제자리를 잡곤 한다
한참을 달리자 황급히 다가와
전동차를 쓸어안는 바깥
빛에 형체가 흩어지고 전동차에서 걸어 나온
저 몇 도심의 한 부분들 제 영역으로 빨려간다
밖의 눈부심에 하루를 빛 따라 살
해바라기 되어 시곗바늘 따라 도는 부분들
그들은 도심 어디쯤에선가 제각기
제자리에 잘 끼워진 톱니가 된다
특보가 TV 화면을 깨며 두드러진다
5.8 강진에 땅의 톱니가 어긋나
지구의 뼈 탄내가 난다
그래도 제 틀 찾아 자전하는 톱니들
그들의 노동이 지층의 상처(를)
깁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