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의 즐거움을 엿듣는 행운

홈 > 시 백과 > 시인의 시
시인의 시
 
* 특정 종교나 정치.사상, 이념에 치우친 작품과 다수 회원이 삭제를 요청하는 글은 양해없이 삭제되거나 개인게시판으로 옮겨집니다.
* 저자난에는 이름만 사용해야 하며, 별명이나 아호 등을 사용해 등록자 이름과 저자(시인)의 이름이 달라지면 검색이 되지 않습니다.
* 모두를 위하여 한 번에 많은 작품을 연속해서 올리는 것은 지양하시길 부탁드립니다.
* 목록의 등록자 이름에 마우스를 놓고 클릭하시면 해당 등록자가 올린 작품을 한번에 조회할 수 있습니다. 
* 검색시에는 리스트 하단 <다음검색>버튼으로 나머지 검색 결과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꽃의 즐거움을 엿듣는 행운

옥매산 0 648
저자 : 박종영     시집명 : 미발표
출판(발표)연도 : 2018     출판사 :
꽃의 즐거움을 엿듣는 행운

-박종영

푸른 언덕에서 온갖 나무들이 훈훈한 바람을 들이마신다
봄볕이 가까이 오니 기다리던 나무들이
겨우내 보듬고 있던 씨앗을 토해낸다
검은 땅은 흩어진 씨앗을 모아 즐거운
꽃밭을 만드는 슬기로움이 그리움의 노래가 되는 봄날,
비탈진 밭고랑 모진 겨울 이기고 솟아난 청보리 물결 따라 
알싸한 풋 내음에 허기진 보릿고개를 잊게 하고,
봉오리 열리는 아픔인가, 목련꽃 하얀 목덜미 젖는 신음에
문득 지난 이별이 가슴에 차오른다
어린 시절 소꿉장난하며 서방 각시 놀음을 하던 대화 속으로
아득한 젊음을 되돌려 보는 청춘의 시간에 문득,
바람의 반대쪽으로 달아나는 하루를 붙잡기 위해
무작정 달려간 지평에서 방황했던 무모함과,
화냥기로 피어난 봄꽃들 방사의 절정을 엿듣는 무례함의 행운과
그 꽃의 목숨을 섞어 태어나는 소담한 열매의 순수와,
어둠의 간절함으로 빛나고 있는 새벽 별을 기억하기까지
광활한 영토를 지키며 작은 풀꽃도 가슴으로 보듬어 키우는
은혜로운 땅을 밟고 살아온 소중한 오늘이 있기까지,
철 따라 교접되고 있는 꽃들의 사랑은 순수한 묘방으로
신비하고 성스러움을 닮아보아도 이로울 것이다
오늘, 찬란한 한 줌의 봄을 붙드는 일은
함께 아우르며 그들의 합주곡을 즐겁게 들어주는 것
0 Comments
제목 저자(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