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방울의 대화
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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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4.02 16:17
저자 : 강민경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1916
출판사 :
빗방울의 대화/강민경
슬며시 일어서는
풀잎 나뭇잎들 쫑긋거리는 귓가에
먹장구름 속에서 기지개 켜는
빗방울의 대화 속
푸른 생명의 숨소리를 듣습니다
불볕 아래 비실거리다
이슬 먹고 허리 펴는 풀잎, 나뭇잎의
생기가 첫날 밤 맞은 새색시 같고
선잠 깬 새떼의 지저귐 같이,
하늘 열어 놓은 청명한 아침이
지루했던 어제를 털어냅니다
빗방울과
흙의 대화에는
풀과 나뭇잎의 짓(움직임)으로
천지에 생성된 모든 생명이
내 안에 소생한 화합의 *천변(天變)에
반응 합니다.
그리고,
나 또한 먹구름 속 빗방울과 대화를 나누므로
화친을 이룬 생명의 숨소리, 바람 속에 숨겨 둔
소통의 비밀을 구름 속에 범람하는
푸른 생명과 온 세상이
대화를 이루는 일
그 촉촉함 하나면 족합니다.
*(일식이나 월식. 폭풍 따위) 하늘에서 일어나는 큰 변고.
슬며시 일어서는
풀잎 나뭇잎들 쫑긋거리는 귓가에
먹장구름 속에서 기지개 켜는
빗방울의 대화 속
푸른 생명의 숨소리를 듣습니다
불볕 아래 비실거리다
이슬 먹고 허리 펴는 풀잎, 나뭇잎의
생기가 첫날 밤 맞은 새색시 같고
선잠 깬 새떼의 지저귐 같이,
하늘 열어 놓은 청명한 아침이
지루했던 어제를 털어냅니다
빗방울과
흙의 대화에는
풀과 나뭇잎의 짓(움직임)으로
천지에 생성된 모든 생명이
내 안에 소생한 화합의 *천변(天變)에
반응 합니다.
그리고,
나 또한 먹구름 속 빗방울과 대화를 나누므로
화친을 이룬 생명의 숨소리, 바람 속에 숨겨 둔
소통의 비밀을 구름 속에 범람하는
푸른 생명과 온 세상이
대화를 이루는 일
그 촉촉함 하나면 족합니다.
*(일식이나 월식. 폭풍 따위) 하늘에서 일어나는 큰 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