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길 - 김광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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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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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길 - 김광규

관리자 0 7930
저자 : 김광규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출판사 :
날을 생각을 버린 지는 이미 오래다

요즘은 달리려 하지도 않는다
걷기조차 싫어 타려고 한다
(우리는 주로 버스나 전철에 실려다니는데)
타면 모두들 앉으려 한다
앉아서 졸며 기대려 한다
피곤해서가 아니라
돈벌이가 끝날 때마다
머리는 퇴화하고
온몸엔 비늘이 돋고
피는 식어버리기 때문이다
그래도 눈을 반쯤 감은 채
익숙한 발걸음으로 집으로 간다

우리는 매일 저녁 집으로 돌아간다
파충류처럼 늪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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