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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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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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밭

강대실 0 549
저자 : 강대실     시집명 : 숲 속을 거닐다.
출판(발표)연도 : 2011     출판사 : 문학들
산밭


어머니 빈손 길 떠날 때
유산으로 물려주신 산밭 한 뙈기
잘 지킬 맘에 내 앞으로 돌려놓고는
통 부치지 못해 죄만 같은데
아버지 검은깨 말로 털고
미영 참 잘되던 밭이
살피도 놓치고 묵정밭 됐다고
안타까워하시는 모습 눈에 선해
배롱나무 심어볼 양으로
가시덤불 걷어치운다
매부리 같은 가시 한 판 붙자는 듯
냅다 옷과 온몸 할퀴어대고
댕돌같은 아내 여기저기 생채기 보이며
기껏 해서 이깟 밭 이였냐는 한 마디
송곳 되어 가슴 꿰뚫어도 
흙냄새, 두 분 향기에 힘 솟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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