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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그 집인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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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체스리     날짜 : 18-04-16 09:28     조회 : 465    
    · : 문득 그 집인 나
    · 저자(시인) : 이영균
    · 시집명 :
    · 출판연도(발표연도) : 2017년
    · 출판사명 :
문득 그 집인 나
 
이영균
 
 
집수리로 단풍 같은 집, 그 가을엔
왠지 스산한 바람이 낭만 한 움큼
마당 모퉁이에 몰아올 것만 같아 좋았는데
개나리와 벚꽃이 만발한 이 봄엔 괜스레
갈대 바람에 쓰러진 황망한 들처럼
쓸쓸하기만 하였다
 
카키색의 담을 봄꽃에 어우러지게
연한 하늘색으로 칠해야겠다
돌아치며 굴뚝 쪽 낙엽 쓸어 담을 때 순간
겉옷 헤지듯 한 움큼
시멘트가 허물어 내린다
속을 들여다보니 굴뚝 속뼈대가
수북이 무너져 내려 쌓였다
문득 팔십의 고령이구나 싶어
철 따라 겉치장이 대수는 아니란 생각이 든다
 
삼십 대 중반에 마련한 집
꼭 삼십 년이 되었구나 싶은 끝에
나뭇잎의 뼈와 결이 깊어
제법 풍유가 서린 단풍잎이 되었다
푸른 생기 다 사라진 내 얼굴
발코니 유리창에 비추는데
낡은 그 집에 어우러져 늙수그레
세월 덧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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