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라잡이
체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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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4.19 13:59
저자 : 이영균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2017년
출판사 :
길라잡이
이영균
생이란 해를 등진 채 어둠 울어재끼며
서쪽 향해 태어나는 것
앞서가는 크고 긴 그림자를
미래라 여겨 붉게 쫓는 것
미궁 같아 생의 나침판이기도 하고
위협이기도 한 것
그대가 어느새 성인쯤 되면
그림자가 발밑을 바짝 파고들 듯
갈필을 잃고 우왕좌왕 정신이 없게 된다
미래도 내다볼 수 없게 되어
다급한 나머지 친구나 형제를 의지하게 되고
생은 어느덧 서쪽으로 기울어져
미래도 기로도 다 자라지는 것
줄어드는 그대보다 그림자는 추억이 되어
한없이 길어만져 그 무게에
걸음을 멈추게 되는
마침내 생을 마감하게 되는 것
해가 나타날 때만 드리우는 그림자
시시각각 달라지는 그림자
그래도 생에 흐린 날만 없다면 쨍한
이영균
생이란 해를 등진 채 어둠 울어재끼며
서쪽 향해 태어나는 것
앞서가는 크고 긴 그림자를
미래라 여겨 붉게 쫓는 것
미궁 같아 생의 나침판이기도 하고
위협이기도 한 것
그대가 어느새 성인쯤 되면
그림자가 발밑을 바짝 파고들 듯
갈필을 잃고 우왕좌왕 정신이 없게 된다
미래도 내다볼 수 없게 되어
다급한 나머지 친구나 형제를 의지하게 되고
생은 어느덧 서쪽으로 기울어져
미래도 기로도 다 자라지는 것
줄어드는 그대보다 그림자는 추억이 되어
한없이 길어만져 그 무게에
걸음을 멈추게 되는
마침내 생을 마감하게 되는 것
해가 나타날 때만 드리우는 그림자
시시각각 달라지는 그림자
그래도 생에 흐린 날만 없다면 쨍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