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옷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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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옷장

엄원용 0 411
저자 : 엄원용     시집명 : 연하장
출판(발표)연도 : 2017     출판사 : 조은출판사
어머니의 옷장

 어머니가 그러셨다
 우리 집 정원에 목련가지 자라듯이
 옷장도 자라고, 싱크대도 자라고,
 신발장도 자꾸 자라나야
 이제는 맨 꼭대기 넣어둔 신발을
 꺼내기가 너무 어려워야

 나도 어머니만큼 나이가 들었다.
 정원의 목련은 아름드리 나무로 자라고
 옷장도 자라고, 싱크대도 자라고,
 신발장도 자꾸 자라고 있었다.
 이제는 맨 꼭대기에 넣어둔 신발은
 까치발을 서야 겨우 꺼낼 수 있었다.

 2014.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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