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은 자작나무
이상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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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21 03:50
저자 : 이상묵
시집명 : 문예지 '문학의식' 2017년 겨울호
출판(발표)연도 : 2017
출판사 : 문학의식
늙은 자작나무/ 이상묵
트리 서비스를 하는 사람이
수명이 끝나가는 나무라고 했다
남의 지붕 위로 뻗은 가지 하나만
위험하니 베어 달라고 했다
지상에서 자꾸만 밀려나는 나무
더 이상 분도 바르지 않고
가슴까지 매연의 검버섯이 피었다
비바람이 여러 번 지나간 가지들
관절염으로 절뚝거리기도 하고
빈 둥지 하나 등에 업고
모르는 길을 헤매기도 한다
올해도 한 뼘 웃자란
아기 손가락의 우듬지 하나
저 높이서
푸른 하늘을 더듬는다.
트리 서비스를 하는 사람이
수명이 끝나가는 나무라고 했다
남의 지붕 위로 뻗은 가지 하나만
위험하니 베어 달라고 했다
지상에서 자꾸만 밀려나는 나무
더 이상 분도 바르지 않고
가슴까지 매연의 검버섯이 피었다
비바람이 여러 번 지나간 가지들
관절염으로 절뚝거리기도 하고
빈 둥지 하나 등에 업고
모르는 길을 헤매기도 한다
올해도 한 뼘 웃자란
아기 손가락의 우듬지 하나
저 높이서
푸른 하늘을 더듬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