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클랜드 하버브리지 야경
김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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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06 06:34
저자 : 김윤자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2013년
출판사 : 서울시정일보
오클랜드 하버브리지 야경
-뉴질랜드 문학기행
김윤자
얼마나 밝더냐고 묻지 마시고
차라리 얼마나 어둡더냐고 물으셔요
백이십만 명 인구에
남쪽 시가지와 북쪽 시가지를 잇는 다리가
이 다리 하나뿐이라는 것에서부터
예감은 했지만, 정말 어두웠어요
에덴 동산에서 내려올 때만 해도
어스름 저녁 빛으로 몰랐고
보랏빛 그늘이 드리운
스카이타워가 보일 때까지만 해도
황홀한 야경을 꿈꾸었으니까요
진정 눈을 의심한 것은
완전한 어둠이 도심에 드리웠을 때
시골 어느 한적한 도로인양
한참을 달려야 만나는 가로등
이것이 뉴질랜드에서 가장 큰 도시
오클랜드의 야경이라고는 믿기지 않았어요
하버브리지 야경은 눈감고 들으시어요
바다 위 수평에 가까운 아치형 곡선으로
외줄기 전등이 전부인데
사이가 아득하여 다리 난간조차 보이지 않아요
어둠 속에 뜬 별들이 일렬로 줄 선 것
그 이상은 아닙니다.
밝음은 밝음으로 받고
어둠은 어둠으로 받는 천연의 나라
어설픈 야경이 아름다운 밤, 가슴에 담아갑니다.
오클랜드 하버브리지 야경-서울시정일보 2013년 7월 19일자 게재
-뉴질랜드 문학기행
김윤자
얼마나 밝더냐고 묻지 마시고
차라리 얼마나 어둡더냐고 물으셔요
백이십만 명 인구에
남쪽 시가지와 북쪽 시가지를 잇는 다리가
이 다리 하나뿐이라는 것에서부터
예감은 했지만, 정말 어두웠어요
에덴 동산에서 내려올 때만 해도
어스름 저녁 빛으로 몰랐고
보랏빛 그늘이 드리운
스카이타워가 보일 때까지만 해도
황홀한 야경을 꿈꾸었으니까요
진정 눈을 의심한 것은
완전한 어둠이 도심에 드리웠을 때
시골 어느 한적한 도로인양
한참을 달려야 만나는 가로등
이것이 뉴질랜드에서 가장 큰 도시
오클랜드의 야경이라고는 믿기지 않았어요
하버브리지 야경은 눈감고 들으시어요
바다 위 수평에 가까운 아치형 곡선으로
외줄기 전등이 전부인데
사이가 아득하여 다리 난간조차 보이지 않아요
어둠 속에 뜬 별들이 일렬로 줄 선 것
그 이상은 아닙니다.
밝음은 밝음으로 받고
어둠은 어둠으로 받는 천연의 나라
어설픈 야경이 아름다운 밤, 가슴에 담아갑니다.
오클랜드 하버브리지 야경-서울시정일보 2013년 7월 19일자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