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펫으로 우는 남자
체스리
0
442
2018.06.21 16:40
저자 : 이영균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2017년
출판사 :
트럼펫으로 우는 남자
이영균
문틈에서 먼지가 풀썩거렸다
문이 열리는 그런 외출의 날에는
오선지의 음표들이 햇살처럼 하늘하늘
새벽을 날아오른다
긴 궁리들이 꾸겨졌던 허리를 펴며
희로애락을 망라한 도심의 염증 치유하듯
퍼져나간다
가는 중에 불치병처럼 적색 신호등이 막아서면
조급함은 차분한 쌍생의 왼쪽을 꺾고
산처럼 부풀어 굉음을 낸다
차비가 없어 발바닥에 못이 박혀도
오디션에 떨어져도 부(富)와 타협을 거부하는
반듯한 왼쪽, 돌아오는 길이 곤하다
밴드부 지도교사가 되고서야
가난한 탄광촌 제자들의 어려움을 보면서
쌍생의 오른쪽에 이끌려 서게 된 밤무대
궁핍할 때 울리는 음률은 앵무새나
수족관의 금붕어 율동이 아닌
진정 심금을 울리는 선율이었다
타협을 이룬 왼쪽이 비로소
오른쪽을 택하던 친구의 천박함이나
어머니가 생활 속에서 고통과 씨름하던 거나
현실을 일깨우던 여인의 희생에
세상을 외로만 도는 자신을
돌아보며
이영균
문틈에서 먼지가 풀썩거렸다
문이 열리는 그런 외출의 날에는
오선지의 음표들이 햇살처럼 하늘하늘
새벽을 날아오른다
긴 궁리들이 꾸겨졌던 허리를 펴며
희로애락을 망라한 도심의 염증 치유하듯
퍼져나간다
가는 중에 불치병처럼 적색 신호등이 막아서면
조급함은 차분한 쌍생의 왼쪽을 꺾고
산처럼 부풀어 굉음을 낸다
차비가 없어 발바닥에 못이 박혀도
오디션에 떨어져도 부(富)와 타협을 거부하는
반듯한 왼쪽, 돌아오는 길이 곤하다
밴드부 지도교사가 되고서야
가난한 탄광촌 제자들의 어려움을 보면서
쌍생의 오른쪽에 이끌려 서게 된 밤무대
궁핍할 때 울리는 음률은 앵무새나
수족관의 금붕어 율동이 아닌
진정 심금을 울리는 선율이었다
타협을 이룬 왼쪽이 비로소
오른쪽을 택하던 친구의 천박함이나
어머니가 생활 속에서 고통과 씨름하던 거나
현실을 일깨우던 여인의 희생에
세상을 외로만 도는 자신을
돌아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