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불견을 보고
이길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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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23 11:40
저자 : 돌샘/이길옥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2018
출판사 :
<꼴불견을 보고>
- 시 : 돌샘/이길옥 -
1.
햇볕이 들어서기를 거절당한 편백 숲
시원한 그늘이 건강을 나누어주는 곳
거기
이름 있는 상표 선명한 모자 깊숙이 눌러쓴 뒤
진한 색안경으로 눈 가리고
가면 마스크로 얼굴 감춘 여인
보기에 흉측한 그 뻔뻔한 탈의 모습에
편백나무들이 피톤치드 생산 작업을 멈추고
꿈틀 몸서리친다.
2.
네온 빛에 어둠이 밟히고 있다.
밟힌 어둠이 구석으로 몰린다.
구석에서 밀려 나오는 텁수룩한 남자
몸 가꾸기를 포기한 얼굴에
시커먼 선글라스가 걸려있다.
손에 지팡이가 없다.
분명 정상인데
이 어둠에 먹물을 섞고 있는 가관
진한 역겨움이 남자의 뒤를 따르다 넘어진다.
3.
80 할머니
쪽 머리 풀어 지지고 볶고 붉게 물들이고
잠자리 색안경에
원색 무대복으로 쭈글쭈글한 몸 감춘 뒤
매스꺼운 싸구려 향수 붓고
굽 높은 뾰족구두 끌고 외출 나가신다.
남의 눈치 팽개치고
제 잘난 멋에 신이 난다.
손자의 눈꼬리가 하늘로 치솟으며 바르르 떤다.
- 시 : 돌샘/이길옥 -
1.
햇볕이 들어서기를 거절당한 편백 숲
시원한 그늘이 건강을 나누어주는 곳
거기
이름 있는 상표 선명한 모자 깊숙이 눌러쓴 뒤
진한 색안경으로 눈 가리고
가면 마스크로 얼굴 감춘 여인
보기에 흉측한 그 뻔뻔한 탈의 모습에
편백나무들이 피톤치드 생산 작업을 멈추고
꿈틀 몸서리친다.
2.
네온 빛에 어둠이 밟히고 있다.
밟힌 어둠이 구석으로 몰린다.
구석에서 밀려 나오는 텁수룩한 남자
몸 가꾸기를 포기한 얼굴에
시커먼 선글라스가 걸려있다.
손에 지팡이가 없다.
분명 정상인데
이 어둠에 먹물을 섞고 있는 가관
진한 역겨움이 남자의 뒤를 따르다 넘어진다.
3.
80 할머니
쪽 머리 풀어 지지고 볶고 붉게 물들이고
잠자리 색안경에
원색 무대복으로 쭈글쭈글한 몸 감춘 뒤
매스꺼운 싸구려 향수 붓고
굽 높은 뾰족구두 끌고 외출 나가신다.
남의 눈치 팽개치고
제 잘난 멋에 신이 난다.
손자의 눈꼬리가 하늘로 치솟으며 바르르 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