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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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혈압

정진용 0 365
저자 : 정진용     시집명 : 시와 이야기
출판(발표)연도 : 2018     출판사 :
고혈압 / 정진용


“고혈압 전 단계입니다.”
건강센터 직원이 건강검진결과를 설명합니다.
“음식을 너무 짜게 드시는 것 같습니다.”

젠장, 고혈압이라니······.
아등바등 일터에서 모난 파도 맞았을 때
바다 찾았습니다. 네온사인 뒷골목에서
항로를 잃거나 골목길로 가슴 휘어질 때도
바닷바람으로 일진日辰 다스렸습니다.

바다를 만날 수 없을 땐
매콤 조개탕이나 짭짤 해물 찜으로
바다를 갈음했습니다. 얼큰 낙지로 푸념 비웠습니다.
간혹 넙치회에 소주 한 잔으로 울분 수장했습니다.

파랑 잦을수록
바다처럼 간간하게 살자, 입술 깨물었습니다.
빠드득 어금니 깨무는 날 늘수록 소금도 늘었습니다.
그렇게라도 내 안의 짭짤 염기 세상에 보낼까,
마음 졸였으나 바다를 표절하진 못했습니다.
애먼 혈관만 바짝 졸아붙었습니다.

“운동 꾸준히 하시고 싱겁게 드세요. 탕 같은 건 건더기만 드시구요.”
건강센터 직원의 설명이 남 얘기 같이 아득한데

내 몸이 소금이랍니다.
간간한 눈물 한 방울 세상으로 보내지 못한 채
세상에 남길 눈물이 그대로 졸아붙어
내 몸이 온통 소금이랍니다. 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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