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그만 오두막집 - 김용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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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그만 오두막집 - 김용택

관리자 0 5554
저자 : 김용택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출판사 :
우리동네 윗동네 조그만 오두막집에 질쇠양반이 사는데요 그 양반 지금은 소달구지 끌고 나무해서 가득 싣고, 풀베어 가득 싣고 풀짐 위에 거꾸로 앉아 끄덕끄덕 이놈의 소야 갈라면 가고 말라면 말아라 이 산 저 산 구경하며 세월은 소 가는 대로 두고 맨날 보는 그 산 그 산이요 그 물이 그 물이지만 그 산 그 물 보며 집에 와요

질쇠양반 그 양반 올 봄에도 우물가에 앵두꽃 피고 오두막집 앞마당에 살구꽃 피고 산산이 진달래꽃 흐드러지자 그 소가 끄는 그 달구지 타고 나가 논갈이 다 해요 자운영꽃 핀 논 다랑지 물싸리꽃 핀 밭다랑지 경운기 못 들어간 심심 산골 논밭 다 찾아가 다 갈아엎어놓고는
세월아 네월아 갈라면 가고 말라면 말아라
세월아 좀먹냐 모래에서 싹트냐 소달구지 타고 진달래 꽃가지로 소 엉뎅이 찰싹찰싹 때리며 깐닥깐닥 산길 내려와요

사람들은 그 양반에 그 소에 그 달구지라고 놀리지만 그 양반 일흔이 넘었어도 허리는 저문 봄날 산등성같이 굽었어도 소고삐 거머쥔 손 짱짱허고 이자 자라 이놈의 소야 이리 바짝 서 이놈의 소야 쩌렁쩌렁 봄산이 다 울려요 깜짝깜짝 겨울잠 자는 산이 깨어나요 쓰잘데기없는 소리들마라 이놈들아 봄이 와요

우리 동네 윗동네 조그만 오두막집에 지금도 질쇠양반 집에만 여물 쑤는 아침 연기 저녁 연기 모락모락 올라가요 올 봄에는 논 갈고 밭 갈아서 백만원도 더 벌었다 백만원도 더 벌었어 연기 퐁퐁 올라가요 질쇠양반 그 양반네 집 마당에 살구꽃보다 더 높이높이 올라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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