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은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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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은 문

박인걸 0 361
저자 : 박인걸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2018.8.13     출판사 :
좁은 문

첫 관문은 많이 힘들었다.
어머니의 자궁 문을 여는데 열 달 걸렸다.
그 문은 이제 통과해야 할 문들의 서곡에 불과했다.
다음 세계를 들어가는 문들은 닫혀있고
문 앞에 선 나는 항상 고독했다.
열리는 문은 없고 열어야 하는 문들이
거울 속에 거울처럼 비쳐졌다.
사랑할 수 없는 대상을 사랑했거나
도망가는 무지개를 쫒아가지 않았다.
그 무엇이라고 불리 울 그것을 찾아
나는 언제나 외톨이었다.
강 건너 길에는 사람들이 즐비하고
강 이편에는 인적이 뜸하다.
그 문을 열려고 겨루는 자는 없었고
내 발자국을 따라오는 자도 없었다.
지레 겁먹은 자들은 비겁했고
싸움을 걸지 않는 자들이 불쌍했다.
도중에 돌아간 그들이 심히 안타까웠다.
그 문은 아주 협착(狹窄)하다.
그래도 나는 통과할 것이다.
어두운 밤들을 밀어낼 것이다.
자욱한 안개를 걷어낼 것이다.
쏟아지는 비를 쫄딱 맞을 것이다.
최대한 몸을 낮출 것이다.
나의 마음을 빈 통처럼 비울 것이다.
좁은 문이 바늘귀라도
반드시 그 문으로 들어갈 것이다.
커다란 낙타가 지나가고 있다.
2018.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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