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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용 0 364
저자 : 정진용     시집명 : 계간 웹북
출판(발표)연도 : 2017     출판사 : 시산믄
시집 / 정진용


1
 
손 한번 못 잡아본 여자애는
나풀나풀 단발머리 여학생 볼 때면
아직도 가슴 한구석 짜르르 흔드는데
삼십여 년 매달렸던 구차스런 시는
집 한 채 뚝 딱 지어 칸칸이 들어앉혔더니
더는 생각 안 납디다. 만날 때마다
종말 맞듯 몸 함께 부리던 옛사랑처럼
어쩌다, 어쩌다 생각납디다. 그런 걸
알든 모르든 선생님, 『여전히 안녕하신지요?』
 
 
2

선생님 시집 내신 걸 축하합니다.
하루 삼십여 권쯤 쏟아지는 책,
하루 여섯 권쯤 쏟아지는 시집 속에
이름 하나 보태셨습니다. 축하합니다.
우리나라 사람 오천만 명 중에서
한 해에 시집을 내는 사람은 이천여 명
그것도 못하는 사람이 쌔고쌨으니
시집 낸 건 축하 받아 마땅한 일입니다.
조개무지 속 생선뼈로 만든 낚싯바늘,
소도시 시외버스터미널 화장실의 낙서,
에베레스트 등산로의 이정표가 된 강시(殭屍),
파묘한 자리에 나자빠진 문신 깊은 빗돌처럼
세상 산 증표 하나 남기셨으니 축하합니다.
우리나라 어른이 일 년 동안 읽는
열 권 남짓한 책 속에 선생님 시집이 들어가길
기원합니다. 다시 한 번 축하합니다.

 
3
 
이제 한산자(寒山子)를 배울 차례
바람이나 바지런히 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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