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우
강석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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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7.19 10:33
저자 : 강석화
시집명 : 호리천리
출판(발표)연도 : 2013
출판사 : 황금알
새우
강석화
한 병의 소주를 위해
새우 몇 마리를 놓고
펴지지 않는 등에 대해 이야기한다
떼돈을 벌 수 있다는 사업과
실직 삼 년차의 쓴웃음이
잠시 담배 연기였다가 흩어지고
긴 수염 늙은 새우와 눈을 맞춘다
고향을 떠나온 지 얼마나 되었나
몇 알의 소금 같은 그리움 털어내며
낯선 땅으로 밀려다니다가
우리 마주 보고 있구나
벗겨진 껍질 하얀 속살에 눈 시려
밤하늘 바라보면 저 멀리 파도 소리
물살을 가르던 굽은 등 다시 펴지는 날
세상을 질주하리라 목마른 새우야
서러움도 안주가 되는 포장마차에 둘러앉아
아직은 끄떡없다며 소주 몇 병을 더 비우고
물 좋은 새우였다가 이제는 껍질만 남은 사람들과
바다를 찾아 떠난다
떠들수록 외롭고
등이 휘어지는 밤에
강석화
한 병의 소주를 위해
새우 몇 마리를 놓고
펴지지 않는 등에 대해 이야기한다
떼돈을 벌 수 있다는 사업과
실직 삼 년차의 쓴웃음이
잠시 담배 연기였다가 흩어지고
긴 수염 늙은 새우와 눈을 맞춘다
고향을 떠나온 지 얼마나 되었나
몇 알의 소금 같은 그리움 털어내며
낯선 땅으로 밀려다니다가
우리 마주 보고 있구나
벗겨진 껍질 하얀 속살에 눈 시려
밤하늘 바라보면 저 멀리 파도 소리
물살을 가르던 굽은 등 다시 펴지는 날
세상을 질주하리라 목마른 새우야
서러움도 안주가 되는 포장마차에 둘러앉아
아직은 끄떡없다며 소주 몇 병을 더 비우고
물 좋은 새우였다가 이제는 껍질만 남은 사람들과
바다를 찾아 떠난다
떠들수록 외롭고
등이 휘어지는 밤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