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의 이별
고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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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7.19 19:16
저자 : 고은영
시집명 : .
출판(발표)연도 : 미발표
출판사 : .
또 하나의 이별/ (宵火)고은영
바람이 가벼움을 환호하는 어느 날
꽃피는 꽃길 따라 아기 고양이 깻잎이가 떠났다
훅하고 닫히던 세상의 문밖은 얼마나 두려웠을까
앙증맞은 발자국에 막막한 외로움이 가득했겠다
지독한 감기 때문이었는지
정밀 검사를 해도 건강에는 이상 없다는 의사 말에는
약의 부작용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점점 허약해 이빨도 두 개가 후두두 떨어지더니
오줌을 지리면서까지 내 옆만 고집하다가
점점 걸을 수조차 없어 넘어지고 미끄러지고
거동이 힘들어 매일 깻잎이는 누워만 있었다
일일이 밥도 챙겨 손으로 넣어 주던지
숟가락으로 입안에 넣어줘야 간신히 삼켰다
내가 출근하면 온종일 깻잎이는 케이지 안에 누워서
물도 먹이도 스스로 먹을 수조차 없었다
가슴에 잉크처럼 번지던 눈물 사이로
나는 서서히 이별 준비를 했다
아침나절만 해도 병원 앞 차 안 여기저기 지려놓은
깻잎이 마지막 오줌을 닦으면서도
그다지 이별을 실감하진 못했다
먼저 가 있어 엄마가 나중에 따라갈게
그때 만나자 깻잎아?
병원에서 애처롭게 나를 보며 안아 달라는 듯
한차례 깻잎이 힘없는 애절하고 어리광 섞인
작은 울음을 들으면서 나는 출근했다
오전 10시 40분
깻잎이가 떠났다는 전화를 받고
한참 멍해 있었다
허무감이 낮달처럼 투명하게 걸려있는
그날 나는 서럽게도 온종일 흐느껴 울었다
20180707
바람이 가벼움을 환호하는 어느 날
꽃피는 꽃길 따라 아기 고양이 깻잎이가 떠났다
훅하고 닫히던 세상의 문밖은 얼마나 두려웠을까
앙증맞은 발자국에 막막한 외로움이 가득했겠다
지독한 감기 때문이었는지
정밀 검사를 해도 건강에는 이상 없다는 의사 말에는
약의 부작용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점점 허약해 이빨도 두 개가 후두두 떨어지더니
오줌을 지리면서까지 내 옆만 고집하다가
점점 걸을 수조차 없어 넘어지고 미끄러지고
거동이 힘들어 매일 깻잎이는 누워만 있었다
일일이 밥도 챙겨 손으로 넣어 주던지
숟가락으로 입안에 넣어줘야 간신히 삼켰다
내가 출근하면 온종일 깻잎이는 케이지 안에 누워서
물도 먹이도 스스로 먹을 수조차 없었다
가슴에 잉크처럼 번지던 눈물 사이로
나는 서서히 이별 준비를 했다
아침나절만 해도 병원 앞 차 안 여기저기 지려놓은
깻잎이 마지막 오줌을 닦으면서도
그다지 이별을 실감하진 못했다
먼저 가 있어 엄마가 나중에 따라갈게
그때 만나자 깻잎아?
병원에서 애처롭게 나를 보며 안아 달라는 듯
한차례 깻잎이 힘없는 애절하고 어리광 섞인
작은 울음을 들으면서 나는 출근했다
오전 10시 40분
깻잎이가 떠났다는 전화를 받고
한참 멍해 있었다
허무감이 낮달처럼 투명하게 걸려있는
그날 나는 서럽게도 온종일 흐느껴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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