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용의 수엽
최영화
0
421
2018.08.01 14:11
저자 : 최영화
시집명 : 문예춘추
출판(발표)연도 : 2017년 봄호
출판사 : 씨올의 소리
처용의 수염
최영화
원성왕릉의 무인상 서역인 이라는데 적당히 길러진 수염 누가 다듬었을까
일행 중 하나 였을거야
서역인은 신라에 같이 올 때 일행 중 한명이 수염을 깎아 주었을 거야
아니야 신라의 한 여인네 였을거야
맞아 맞아 사랑하는 여인이 깎아 주었을 거야
얼굴을 그려놓고
귀밑에서 부터 아래턱까지
풍덩하게 밀어 달란다
그려진 그림처럼 깎았으나
마음에 들지 않아했다
골똘히 생각하는 눈동자
시느대 대나무에 돌돌 말아
펴보면 도로 말리는
고집 불통 수염
언젠간 돌아가야지
그 수염 아무리 펴도 돌아가는
평생 회족(回族)의 것이야
그 여인 돌아오지 않는 그를 기다리다
활 들고 과녁장 사선대에 서
활시위 당겨 화살 날려 보내니
건너편 ‘관중이요’ 깃발 올라간다
날아간 화살 돌아오지 않는다
최영화
원성왕릉의 무인상 서역인 이라는데 적당히 길러진 수염 누가 다듬었을까
일행 중 하나 였을거야
서역인은 신라에 같이 올 때 일행 중 한명이 수염을 깎아 주었을 거야
아니야 신라의 한 여인네 였을거야
맞아 맞아 사랑하는 여인이 깎아 주었을 거야
얼굴을 그려놓고
귀밑에서 부터 아래턱까지
풍덩하게 밀어 달란다
그려진 그림처럼 깎았으나
마음에 들지 않아했다
골똘히 생각하는 눈동자
시느대 대나무에 돌돌 말아
펴보면 도로 말리는
고집 불통 수염
언젠간 돌아가야지
그 수염 아무리 펴도 돌아가는
평생 회족(回族)의 것이야
그 여인 돌아오지 않는 그를 기다리다
활 들고 과녁장 사선대에 서
활시위 당겨 화살 날려 보내니
건너편 ‘관중이요’ 깃발 올라간다
날아간 화살 돌아오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