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이 오신다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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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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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이 오신다기에

곽상희 0 396
저자 : 곽상희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2018     출판사 :
님이 오신다기에


                                                곽상희



아른 아른, 님이 오신다기에
분단장 몸단장하고
얼굴 바로 가다듬고
밖으로 나와 길가에 섰습니다


오늘 오후엔 뜨거운 더위를 식히노라
우장창 소나기를 대신 보내시고
그러나 님은 오시지않고
비에 젖은  어린 새
떨고 있네요


당신이 오시마든 그 약속은
봄의 꽃향기 분분하여
당신 향한 그리움은 설경처럼 부풀고
점처럼 작아지는 목숨


그러나 기다리는 동안
딱딱한 것은 부드럽게
모나고 헝클어진 것은
반듯하게
구불구불 뒤틀린 것은
북극의 썰매라도 몰고 와
녹이고


얼음처럼 차갑고 굳어버린 것은
미소로 다듬어
더디 오시는 당신을 모신다면 
멋없고 맛없는 세파도
풀향으로 살 것을, 그것이 당신인가고


그것이 당신인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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