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기 지님 말틀(휴대폰)
최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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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08 20:47
저자 : 최영화
시집명 : 시인부락 제9집
출판(발표)연도 : 2017년
출판사 : 계간 문예춘추
승기 지님 말틀(휴대폰)
최영화
김영덕실장이 죽었다 남은 자식은 열 살배기 승기 초등학교 2학년 승기 검은 양복을 입고 조문객을 맞는데 검정색 휴대폰에 문자가 쌓인다 ‘♥김 사장 요즘 뜸하시네^^ 쌍화차 한 잔 딱! 복다방 송마담’ ‘♣사장님 끝내줍니다 외로워요 전화주세요^^**^^’ ‘♥김 사장님 가게 한 번 들러주세요 박마담 기다림♡’ ♥보고 싶어 20만원 먼저 보내고^^ 빨리 만나 , 영희♡, ‘★다시 한 번 해운대로 당신의 영숙 ★’
조문객을 맞으랴 바쁜 엄마 삼베옷 치마를 질끈 매고서 국밥을 퍼 나른다 바쁜 탓에 슬퍼 할 틈도 없다 구석에 기대 휴대폰을 들고 노는 승기 엄마가 손가락으로 통화 버튼을 누르려다 가슴이 벌렁거리고 손이 떨려 문자를 쓴다 ‘ 네 이년들 내가 누군지 아느냐?’ 썼다가 지운다 구석 에서 쓰러져가는 팽이 안간힘을 다하는 승기 이마에 땀방울이 맺힌다 조문객들 떠난 새벽녘 영안실 팽이소리만 웽웽 들리고
최영화
김영덕실장이 죽었다 남은 자식은 열 살배기 승기 초등학교 2학년 승기 검은 양복을 입고 조문객을 맞는데 검정색 휴대폰에 문자가 쌓인다 ‘♥김 사장 요즘 뜸하시네^^ 쌍화차 한 잔 딱! 복다방 송마담’ ‘♣사장님 끝내줍니다 외로워요 전화주세요^^**^^’ ‘♥김 사장님 가게 한 번 들러주세요 박마담 기다림♡’ ♥보고 싶어 20만원 먼저 보내고^^ 빨리 만나 , 영희♡, ‘★다시 한 번 해운대로 당신의 영숙 ★’
조문객을 맞으랴 바쁜 엄마 삼베옷 치마를 질끈 매고서 국밥을 퍼 나른다 바쁜 탓에 슬퍼 할 틈도 없다 구석에 기대 휴대폰을 들고 노는 승기 엄마가 손가락으로 통화 버튼을 누르려다 가슴이 벌렁거리고 손이 떨려 문자를 쓴다 ‘ 네 이년들 내가 누군지 아느냐?’ 썼다가 지운다 구석 에서 쓰러져가는 팽이 안간힘을 다하는 승기 이마에 땀방울이 맺힌다 조문객들 떠난 새벽녘 영안실 팽이소리만 웽웽 들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