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내리는 비학산
백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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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10 12:31
저자 : 백원기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2018.8.10
출판사 :
눈 내리는 비학산/鞍山백원기
영하의 초리골은
눈부신 해님 바라보며
늦잠을 깨 기지개 켠다
첫걸음에 숨 막히는 암산 팔각정
가파른 오르막에 머뭇거리고
말등처럼 뻗은 능선 웃으며 가다
난데없는 산 하나 앞길을 막네
심신을 가다듬고 봉우리 넘으면
이마와 등허리에 촉촉한 땀방울
가도 가도 끝이 없는 능선 산행
서울로 가는 무장공비 침투루트
1.21 무장공비 머물다 간 흔적을 밟고
톱날같이 뾰족한 봉우리 넘고 또 넘네
눈을 들어 하얀 가루 하나둘 바라보면
어느새 북풍에 흩날리는 영하의 눈송이
회색빛 하늘에 까맣게 몰려와
하얀 눈을 맞으며 산 사람은 간다
욕심과 미움과 서운함을 다 잊은 사람들
395봉 지나 대피소에 머물면
뜨거운 컵라면에 두 손을 녹인다
운무에 휩싸인 비학산아!
네 옆에 임진강이 흐르고
그 너머에 우리 가족이 살고 있다
슬픈 역사의 숱한 이야기를 간직한 비학산아!
오늘도 학의 형상으로 우뚝 서 있구나
이 산 저 산 들려오는 총 소리...
전방에 울려 퍼지는 그 소리는
아직도 이 땅에 전쟁이 있다는 것
그 소리 그치는 날 평화의 종은 울리리라
다섯 시간 남짓 기나긴 산행길
함께 가던 태양은 서산으로 돌아가고
드리워진 산 그림자는 발걸음을 재촉한다
*비학산:경기도파주군법원읍초리골에서오르는해발450m의산으로
68.1.21.무장공비침투루트(2005.11.29.山行)
영하의 초리골은
눈부신 해님 바라보며
늦잠을 깨 기지개 켠다
첫걸음에 숨 막히는 암산 팔각정
가파른 오르막에 머뭇거리고
말등처럼 뻗은 능선 웃으며 가다
난데없는 산 하나 앞길을 막네
심신을 가다듬고 봉우리 넘으면
이마와 등허리에 촉촉한 땀방울
가도 가도 끝이 없는 능선 산행
서울로 가는 무장공비 침투루트
1.21 무장공비 머물다 간 흔적을 밟고
톱날같이 뾰족한 봉우리 넘고 또 넘네
눈을 들어 하얀 가루 하나둘 바라보면
어느새 북풍에 흩날리는 영하의 눈송이
회색빛 하늘에 까맣게 몰려와
하얀 눈을 맞으며 산 사람은 간다
욕심과 미움과 서운함을 다 잊은 사람들
395봉 지나 대피소에 머물면
뜨거운 컵라면에 두 손을 녹인다
운무에 휩싸인 비학산아!
네 옆에 임진강이 흐르고
그 너머에 우리 가족이 살고 있다
슬픈 역사의 숱한 이야기를 간직한 비학산아!
오늘도 학의 형상으로 우뚝 서 있구나
이 산 저 산 들려오는 총 소리...
전방에 울려 퍼지는 그 소리는
아직도 이 땅에 전쟁이 있다는 것
그 소리 그치는 날 평화의 종은 울리리라
다섯 시간 남짓 기나긴 산행길
함께 가던 태양은 서산으로 돌아가고
드리워진 산 그림자는 발걸음을 재촉한다
*비학산:경기도파주군법원읍초리골에서오르는해발450m의산으로
68.1.21.무장공비침투루트(2005.11.29.山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