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그 작은 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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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그 작은 비원

김윤자 0 277
저자 : 김윤자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2003년     출판사 :
은행, 그 작은 비원

김윤자

노오란 가을 하나
차가운 아스팔트 길 위에
구르고 있다.
떨어지는 아픔보다
깨어지는 슬픔이 더 클 것 같은

뜸북새 울음으로
농익은 고독을 벗기고 나면
물빛 수국의 꽃봉으로
솔길을 걸어 나오는 동그란 소녀
뽀얀 희망이다.
품어 가야할 고향이다.
푸른 연민이다.

파르르 떠는 찬 눈에
마른 입술로 풀어내는 아리아
그대 발길에 채이기 보다
그대 손길에 들려 가고 싶다고
고요한 향기 속에 흐르는
그 작은 비원, 가슴이 시리다.

은행 그 작은 비원 - 조선문단 무크지 2003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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