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산성에서
한승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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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02 14:05
저자 : 한승수
시집명 : 손톱을 깎으며
출판(발표)연도 : 2018
출판사 : 하움출판사
남한산성에서 / 한승수
옛 성터에 몸을 기대고
오늘의 서울을 내려다 본다
작은 숲과 숲 사이
한강을 품은 넉넉한 대지엔
시멘트를 먹고 자라는 나무들이
계절을 잃어버리고
울팡한 잿빛 숲을 이루고 있다
땅값은 비싸도 하늘은 공짜라는
믿음으로
재개발의 광신도들은
저 높은 곳을 향하여 날마다 나아가고 있고,
신도시 건설의 지령을 받은
흉폭한 게릴라들은
어느새 산 턱밑까지 점령했다
도시는
욕망이라는 이름의 아파트를 타고
달나라라도 정복하려는 것인가
저 탐욕의 회색 숲속에
꽃이 피고 새가 숨 쉴 수 있게
초록빛 페인트라도
장대비처럼 쏟아 붓고 싶구나
옛 성터에 몸을 기대고
오늘의 서울을 내려다 본다
작은 숲과 숲 사이
한강을 품은 넉넉한 대지엔
시멘트를 먹고 자라는 나무들이
계절을 잃어버리고
울팡한 잿빛 숲을 이루고 있다
땅값은 비싸도 하늘은 공짜라는
믿음으로
재개발의 광신도들은
저 높은 곳을 향하여 날마다 나아가고 있고,
신도시 건설의 지령을 받은
흉폭한 게릴라들은
어느새 산 턱밑까지 점령했다
도시는
욕망이라는 이름의 아파트를 타고
달나라라도 정복하려는 것인가
저 탐욕의 회색 숲속에
꽃이 피고 새가 숨 쉴 수 있게
초록빛 페인트라도
장대비처럼 쏟아 붓고 싶구나